개인맞춤 치료·임상시험, 정신건강까지 가능성 무한대

윈 기술이 이제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본격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개인 맞춤형 치료, 병원 운영 최적화, 신약개발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의료 혁신을 이끌고 있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실제 사물이나 시스템을 가상공간에 그대로 복제한 디지털 쌍둥이를 의미한다. 센서, 전자의무기록(EHR), 영상 진단, 웨어러블 기기 등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해 디지털 복제물에 반영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실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우주항공·자동차 산업에서 먼저 활용되며 주목받았다. NASA는 실제 우주선과 동일한 디지털 쌍둥이를 지상에서 운영해 우주 공간의 돌발 상황에 대응했고, BMW는 공장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해 생산 라인 운영을 사전에 최적화하고 있다. 스마트시티 영역에선 싱가포르가 도시 전체를 가상화한 ‘버추얼 싱가포르’를 통해 재난 대응, 교통 관리, 도시 계획에 활용 중이다.

이처럼 디지털 트윈은 단순한 가상 복제 수준을 넘어, 현실의 동작을 정밀하게 재현하고, 미래를 예측해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가상 실험실’로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심혈관 질환 분야에서는 AI 기반의 디지털 심장 모델을 통해 시술 전 개입 전략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다. HeartFlow의 심장 시뮬레이션 도구는 중재 시술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으며, Philips의 HeartNavigator는 수술 전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를 3D로 재현해 의료진의 시각적 이해를 높인다.

시장조사기관 IQVIA MedTech가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제약 분야에서는 다케다제약이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임상시험 전 단계에서 약물 반응을 가상으로 예측, 연구개발(R&D)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있다.

이 같은 디지털 트윈 도입은 △개인 맞춤형 진료 수요 증가 △AI 및 IoT 기술의 발전 △의료 서비스의 효율화와 비용 절감 압박 △규제 당국의 유연한 태도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 트윈은 △환자 맞춤형 시뮬레이션 진료 △의료기기 설계 및 수술계획 수립 △병원 운영 최적화 △디지털 임상시험(In-silico trials) △정신건강 및 행동의학 연구 등에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 측 설명이다.

특히 게놈, 단백질체, 대사체 등 이른바 멀티오믹스 데이터를 통합하는 진화형 디지털 트윈은 보다 정밀하고 예측 가능한 의료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제조기술 개발, AI의료환경 구축 등 여러방면에 적용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대웅은 지난달 2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2025년도 제1차 바이오헬스분야 연구개발사업의 국책 과제로 디지털트윈 기반 바이오의약품 차세대 제조공정 기술개발 과제가 최종 선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대학교는 3일 AI 스마트병원 생태계 조성을 위해 부산대병원, 비주얼터미놀로지 등과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으며, AI헬스케어 기업 제노시스는 미래건강 예측,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 개발을 위한 휴먼 디지털 트윈 기술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다만, 디지털 트윈은 현실적인 과제도 안고 있다. 데이터 상호운용성 부족, 개인정보보호 이슈, 윤리적 쟁점(데이터 소유권 등), 중소 의료기관의 인프라 한계 등은 기술 확산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또한 디지털 트윈 구축을 위해서는 고도화된 인프라가 필요하는 것도 과제다. IQVIA는 △보안성과 호환성을 갖춘 디지털 인프라 구축 △환자 동의 기반의 투명한 데이터 활용 △의료진·기술기업·규제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 △AI 및 데이터 윤리 교육 강화 등의 전략을 거론했다.

연구팀은 "디지털 트윈은 더 이상 개념 수준의 기술이 아니라, 실제 임상과 병원 운영, 신약개발에 적용되는 현실적 도구"라며 "지금이야말로 전략적 투자와 실행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출처: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