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기본법 국회 통과, 의사-한의사 간호사-간호조무사 등 업무 조정 새판짜기 공론의 장 열려

20여개 보건의료 직역 간 전쟁의 서막이 열렸다.

보건의료 직역 간 업무 갈등을 조정하는 보건의료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인데 그간 복지부가 해소하지 못하고 안고만 있던 직역 간 업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진검승부가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약사회의 경우 약사, 한약사 간 일반의약품 판매 등 직역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신중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여야는 4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김윤 의원이 대표발의한 보건의료기본법(대안)을 가결했다.

김윤 의원은 “보건의료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은 의료 개혁의 중요한 걸림돌인 직종간 업무 영역을 둘러싼 갈등을 민주적인 합의 절차를 통해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의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법안을 보면 보건복지부장관 소속으로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보건의료인의 면허·자격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 범위 및 업무 조정에 관한 사항, 보건의료인력간 협업과 업무분담 등을 심의하도록 했다.

또한 위원회는 △보건의료인력을 대표하는 단체 20명 이상 △노동자단체, 시민·소비자 단체 등 10명 이상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10명 이상 △보건의료 전문가 10명 이상 등 50명 이상 100명 이하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위원회가 면허 자격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 범위 및 업무 조정, 보건의료인력간 협업과 업무분담 등을 심의할 경우 위원 수를 25명 이내로 구성하되 보건의료인력을 대표하는 위원이 과반수가 되도록 했다.

업무조정위원회는 2030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존속한다.

법안의 핵심은 20여개 보건의료직역 간 업무 영역을 놓고 중첩되며 불거진 갈등을 해소하는 것으로 이번 법안이 시행될 경우 그간 적체돼 온 직역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장이 열릴 것으로 평가된다.

그간 보건의료직역은 약사-한약사를 비롯해 의사-한의사, 의사-간호사, 간호사-간호조무사 등 직역 간 갈등이 상당하다.

이러한 갈등을 보건복지부도 인지하고 있지만 유권해석으로 처리하기에는 부담이 상당했다. 따라서 법원 판례가 나오기 전까지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 법 개정으로 갈등 영역을 실제 당사자들이 모여 논의, 해결하기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된 만큼 보건복지부가 문제 해결 의지를 갖고 추진할 경우 적체돼 온 갈등이 상당 부분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무 영역 등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직능 단체는 상당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25명 이내로 구성돼 논의하는 위원회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사안이 결정될 경우 따라야 하는 만큼 불리한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에는 보건의료직능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들도 포함되는 만큼 보건의료인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얼마나 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합리적인지 설득하는 과정이 판세를 가르는 중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약사회는 약사, 한약사 업무영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번 법 통과와 관련 환영하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집행부는 권영희 회장이 한약사 문제와 관련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선거 과정에서부터 수차례 밝힌바 있어 이번 제도 도입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광민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공론의 장이 열렸다. 경계해야될 부분도 있고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더 이상 한약사 문제를 미뤄두고 방치해 두기에는 임계점을 넘었다는 판단”이라며 “법안 통과에 따른 공론화의 장을 적극 대응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