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비만 관련 할인 마케팅 집중에 더욱 커지는 우려 목소리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가 약국을 대상으로 탈모나 비만 관련 의약품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플랫폼을 이용한 비대면 진료가 3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11만건 수준이었다.

당초 비대면 진료가 응급이나 필수진료와 관련한 접근성에 초점을 맞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특정 질환이나 분야에 마케팅이 집중되면서 미용 목적의 비급여 의약품 처방 통로로 기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점차 커지는 양상이다. 최근 진행된 비대면 진료와 관련한 서울 5개 지역 약사회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나왔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71.9%가 미용 목적 의약품 처방을 제한하거나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정확한 진단 없이 반복적 처방으로 인한 부작용이 걱정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온라인 상에서 비대면 진료 관련 플랫폼을 검색하면 탈모나 여드름 심지어 위고비나 삭센다 등의 단어를 앞세운 마케팅 문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걱정을 키우는 것은 비대면 업체의 약국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마케팅도 하나의 이유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이른바 기획전을 앞세워 비급여 의약품을 할인해 준다는 메시지를 적극 안내하며 의약품몰을 함께 홍보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의 공지문에는 위고비 주요 품목 특가 안내를 제목으로 한시적으로 진행되는 프로모션 관련 내용이 담겼다. 비슷한 내용의 안내가 이달만 벌써 3차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위고비 세트가 입고됐다는 내용으로 빠른 소진이 예상되니 참고 바란다는 내용과 함께 한시적 특별 구성과 기본 특가 구성을 안내하고 있다.

안내문에는 비만 관련 내용 뿐만 아니라 탈모 관련 제품도 동시에 홍보하고 있다. 특정 제품의 37% 할인 내용과 함께 뿌리는 또다른 제품의 경우 최대 33% 할인한다는 내용과 함께 자사의 의약품몰을 안내하는 링크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마케팅에 대해 경기 지역 한 약국 약사는 "비대면 진료가 언급되고 최근까지 이어진 배경에는 병의원 이용이 쉽지 않은 환자가 보다 접근이 쉽게 하자는 도입 취지가 있을텐데, 지금의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비급여를 내세운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애초 설정한 방향과는 꽤 다른 쪽으로 틀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가 환자의 이용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비급여 처방에 집중되는 정상적이지 못한 방식으로 계속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 또다른 약사는 "비급여 의약품을 전면에 등장시키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마케팅과 약물 오남용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지만 수그러들기는 커녕 오히려 더욱 빈번해지는 것 같다"라며 "적절한 규제가 있지 않으면 이같은 비정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매번 반복되는 비정상적 마케팅을 그대로 둘 경우 편법적이거나 위법적인 방향으로 더욱 노골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를 이용한 비대면 진료는 지난해 대비 상당부분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32만건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 8,000건 정도와 비교하면 170% 정도 늘었다.

[출처: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