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인형·처방 흡수 전방위 공방…보건소, 경찰 수사 결과 나와야 판단 가능

불과 3.3㎡(한 평) 남짓 복도를 마주한 약국 간 분쟁이 경찰 수사까지 이어지며 양측 간 대립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문제가 불거진 곳은 서울 지역 건물 내 한 개 층에 의원, 약국 다수가 혼재된 곳이다. 이비인후과, 소아과, 안과, 피부과가 포진했으며 약국은 세 곳이 위치하고 있다.

해당 지역내 분쟁은 기존에 위치한 A약국이 지난 2월 B약국이 새롭게 개설되는 과정에서 면대약국 의혹을 제기하며 불거졌다.

이후 B약국은 A약국의 처방전 유인을 위한 호객행위가 도를 넘었다며 지난 4월 국민신문고를 통한 문제제기에 이른 것.

B약국은 A약국이 약국 개설 초기부터 자신에 대한 면대약국 의혹을 제기하며 견제해왔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A약국이 꾸준히 환자 호객행위를 이어오고 있다며 처벌을 바랐다.

B약국은 약국 내 설치한 CCTV를 통한 영상자료 및 약국을 방문한 주변인물들의 음성 녹음 파일을 제출하며 구체적인 문제 제기에 나선 상황이다.

반면 A약국은 보건소에 소명을 다 끝낸 상태로 호객행위는 절대 없었다는 입장이다. 특히 보건소 소명 과정에서 B약국이 제기한 문제를 인식하고 단순한 호의가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A약국은 오히려 B약국이 약국 내 설치한 CCTV가 A약국 감시용 CCTV에 불과하다며 약국 영업활동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현재 B약국이 국민신문고에 제기한 A약국의 호객행위 문제는 해당지역 보건소로 넘어가 보건소의 자체조사가 진행된 상태다. 현재 보건소는 판단에 어려움이 있다며 지역 내 경찰서에 수사의뢰를 맡겨 진행중인 상태다.

B약국, 인테리어 과정부터 ‘면대약국’ 의혹 제기 vs A약국, 약 봉투 이름 달라...“확인 차원”
B약국이 A약국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A약국의 호객행위지만 두 약국의 다툼 상황을 이해하려면 이에 앞서 A약국이 B약국을 면대약국으로 의심한 정황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B약국은 약국 개설을 위한 인테리어 당시 A약국이 B약국에 대한 면대약국 개설 의혹이 담긴 쪽지를 A약국 벽면에 부착하며 사람들에게 알렸다고 말한다.

결국 경찰을 통한 중재로 쪽지가 떼어졌지만 B약국 개설 이후 보건소에서 현장 조사가 나와 임대차계약서와 개설등록증 등을 대조하는 등 곤욕을 치러야 했다.

이에 대해 A약국은 보건소에 공문식으로 문의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B약국을 괴롭히려 한 것은 아니며 보건소에서 문제가 없다고 해 수긍했다는 밝혔다.

다만 이러한 의혹 제기에는 이유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을 비롯한 다양한 곳에서 약국 투자자가 별도로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 돌았으며 특히 B약국에서 사용하는 약봉투에 자신의 약국명이 아닌 건물 내 다른 층에 위치한 약국 이름이 적힌 봉투를 사용했다는 것.

즉 B약국에서 건물 내 다른 층에 위치한 C약국 이름이 적힌 약 봉투를 사용한 것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

A약국 약사는 “알아볼 권리를 행사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인형제공·처방전 유인’ 호객행위 양측 입장차
B약국은 A약국 호객행위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우선 A약국에서 소아과 환자에게 제공했던 인형을 문제로 지적했다. A약국이 인형이 담긴 바구니를 비치하고 무료로 나눠주며 소아과 환자를 유인하고 있다는 것.

또한 A약국이 처방전을 흡수하기 위해 B약국으로 오는 환자를 붙잡으려 한 사건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B약국 약사는 “환자가 A약국을 지나치자 A약국 약사가 따라오며 처방전을 흡수하려 한 것이 영상으로 찍혀있다”며 “너무 도가 지나쳐서 신고하게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약국 약사가 해당지역 반장으로 알고 있는데 약사회 관계자인데도 불구하고 더 불법행위를 하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며 “불법, 편법행위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A약국은 보건소에 해당건과 관련 소명을 다한 상태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인형을 나눠준 것에 대해서는 나눔바구니 형태로 나눔을 실천하려 했던 것 뿐으로 약국을 오래 하다보니 어머니들이 이사를 가며 남겨주고 가는 것들을 모아 놓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해 받을만한 일로 들어 이후부터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처방전 흡수를 위한 환자를 붙잡았다는 의혹제기에 대해서는 문제가 될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약사가 점심시간에 은행 업무 수행차 잠시 늦었을 때 환자들이 기다리는 과정에서 약국 직원이 처방전을 받아들고 있었으며 약사가 늦어지자 처방전을 돌려줬다.

또한 B약국에 방문하려는 환자의 처방을 흡수하기 위해 따라갔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환자가 약국을 찾으며 A약국 앞까지 오며 우물쭈물해 확인차 묻는 과정이 있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A약국 “감시용 CCTV 숨막혀” vs B약국 “약국 보안 차원”
A약국에서는 B약국에 설치돼 있는 CCTV에 대한 불만을 오히려 제기했다.

B약국 유리벽면을 통해 복도쪽을 비추는 홈캠 형태의 CCTV가 설치돼 있는데 A약국을 정면으로 비추고 있어 행동에 위축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

실제로 B약국이 A약국의 문제를 지적한 영상은 해당 CCTV가 촬영한 영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A약국 약사는 “B약국은 도난 우려 때문에 설치했다고 하는데 상가 관리 사무실에서 설치한 카메라도 있다”며 “A약국을 비추고 있어 환자가 어떤 약을 구매하는지, 누가 오는지, 약국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다 찍고 있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B약국 약사는 “공익 목적으로 설치한 것으로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받았을 때 개인정보 등은 문제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지역 보건소는 현지실사 후 약국 소명도 진행한 상태로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와야 이에 따른 후속 조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출처: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