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에서 기능성 화장품으로…‘더마코스메틱’ 약국 채널 부활 조짐

한때 사라진 듯 보였던 ‘약국 전용 화장품’ 시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연고제’로 소비자 신뢰를 구축한 제약사들이 이를 바탕으로 한 기능성 화장품, 이른바 ‘더마코스메틱’ 시장을 약국 중심으로 다시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화장품의 기준은 다양하지만, 소비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기능성’과 ‘고효능 성분’이다. 이에 따라 의약품 기반의 기술력을 갖춘 제약사 화장품이 주목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약국은 의약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군을 취급하지만, 화장품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품목이다. 그럼에도 약국 경영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기능성 화장품’은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이제는 아픈 환자만이 약국을 찾는 시대가 아니라는 인식에서다.

약국의 입지나 고객 특성에 따라 일반약이나 건강기능식품 외에도, 피부 고민을 가진 소비자에게 적합한 기능성 화장품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특히 연고제와 연계한 피부 케어 수요가 확대되면서, 상처치료제나 피부재생 연고제를 찾는 소비자들이 같은 효능을 기대할 수 있는 화장품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배경에 유튜브나 SNS 등 소셜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비싼 병의원 시술이나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기능성과 안정성이 담보된 제약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으며, ‘신뢰성 있는 더마코스메틱’이 새로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 면세점, 로드숍보다 ‘믿을 수 있는 기능 중심 화장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약국 화장품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제약사의 약국 전용 화장품은 고유의 연고 성분을 기반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굳이 TV광고나 연예인 모델이 없어도 성과를 내고 있다.

여전히 높은 유통 장벽…약국 화장품 대표주자는?
하지만 현실적인 장벽도 여전하다. ‘약국 전용 화장품’은 수익성이 높은 유통 채널을 놓치고, 상대적으로 진열 공간, 전문 상담 인력, 재고 회전율에서 불리한 약국 유통에 의존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약사는 약국 내에서 의약품 상담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소비재로 분류되는 화장품에까지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점도 있다.

이로 인해 상당수 제약사 화장품 브랜드는 약국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한 뒤 온라인몰, H&B 스토어, 홈쇼핑 등으로 유통을 확대하는 전략을 반복하고 있다.

그럼에도 약국 채널을 꾸준히 공략 중인 브랜드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동국제약의 ‘마데카파마시아’와 한미사이언스의 ‘프로-캄’이다.

동국제약은 마데카솔 성분을 기반으로 ‘센텔리안24’ 브랜드에서 약 200여 종의 더마코스메틱 제품을 운영 중이며, 약국 전용 제품군 ‘마데카파마시아’를 통해 본격적인 약국 유통을 강화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프로-캄’을 중심으로 약국에서 저자극·특허 성분 중심의 라인업을 선보이며, 자사몰을 통한 확장에도 나섰다.

특히 약국 전용 ‘EGF 액티브 바이탈 크림’은 지난 4개월간 전국 약 11,000개 약국에 입고되어 27만 개가 소진됐고, 재주문률이 50%에 달한다는 성과도 밝혔다.

서울 강남의 A 약사는 “약국 전용 화장품은 일단 사용해본 소비자의 재구매율이 높아 가능성이 있다”며 “연고를 구매하러 왔다가 자연스럽게 관련 화장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B 약사는 “피부과와 성형외과가 많은 지역의 특성상, 치료 목적의 연고를 일상 관리용으로 전환하려는 고객이 많다”며 “백화점 화장품보다 가격 부담도 적어 약국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능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제약사 입장에서도 화장품 사업은 매출 다변화의 전략적 선택지”라며 “약국 약사들도 화장품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시너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출처: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