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GC녹십자 등 공급망 대체 파트너 부상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제약바이오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대중국 견제 강화 기조가 국내 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내에서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의 재추진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긴장 속 기대감을 함께 키우고 있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 시절 도입됐던 관세 정책의 복원 가능성도 제기되며 국내 기업들이 이에 따른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섰다.

미국 민주당 게리 피터스 상원의원은 최근 “특정 중국 바이오제약 회사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이 다시 도입될 예정이며, 이들이 새로운 이름으로 재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메커니즘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에서 처음 제안되었던 생물보안법이 다시 의회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생물보안법이 본격적으로 입법화될 경우,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의 거래를 꺼리는 미국 기업들이 새로운 공급망 파트너를 물색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공백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메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같은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들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이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은 지정학적 중립성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며 “관세 정책과 생물보안법이 동시에 강화된다면 바이오시밀러 중심의 국내 기업들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추진됐던 관세 협상의 재개 가능성 역시 국내 업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내 수입 규제가 강화될 경우 한국 바이오 기업들 역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업계는 사전 대응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입장을 통해 “미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환자들에게 필요한 바이오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바이오의약품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 만큼 미국의 수입규제 조치인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GC녹십자 역시 미국법인을 통해 미국 내 희귀질환자 치료를 위한 자사 제품의 원료 수출·수입 구조를 설명하며, 이러한 구조가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의견을 미국 정부에 제출했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전문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예측이 어렵고 돌발적이지만,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위상이 커진 만큼 새 정부는 한미 간 미래지향적인 협상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지정학적 이점과 기술력을 앞세워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생물보안법 재추진과 관세 협상이 실제 법·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업계의 대응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출처: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