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개발사 아이소모픽랩스 6억 달러 투자유치 완료

2029년 68억 달러로 성장이 예상되는 AI 신약개발에 실질적인 투자금이 모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신약개발기업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는 31일(영국, 현지시간) 첫번째 외부 펀딩 라운드에서 6억 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해당 자금을 최첨단 AI 연구개발 및 이를 통한 AI 약물 설계 엔진 강화, 파이프라인 확장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아이소모픽랩스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2021년에 설립한 AI 신약 개발사다. AI 단백질 구조예측 모델인 알파폴드를 개발한 딥마인드의 CEO인 Demis Hassabis가 이끌고 있으며, 작년 초에는 누적 30억달러 규모 약물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Demis Hassabis는 알파폴드 개발을 통해 Johm Jumper, David Baker와 함께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신약개발에서 AI는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디자인까지 전 범위에서 사용이 연구되고 있다. 매우 긴 시간, 많은 비용, 낮은 성공률로 알려진 전통적인 신약개발 과정을 AI가 효율화 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실제로 글로벌 신약개발 비용은 점차 증가하고있다. 지난 3월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이슈 브리핑에 따르면, 딜로이트가 20개 글로벌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제약 혁신 수익률 측정치에 따르면 2024년 1개 신약을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은 22억3000만달러(3조271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1억2000만달러)대비 1억달러 이상이 증가된 수치다.

이 같은 신약개발 증가는 글로벌 빅파마의 AI 도입을 가속화 하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바이오협회와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 화이자, 머크 등 글로벌 빅파마를 비롯해 우리나라 JW중외제약, 대웅제약 등이 활발한 연구에 나서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인공지능 기반 신약 R&D 통합 플랫폼 제이웨이브(JWave)를 본격 가동했다. 빅데이터 기반 약물 탐색 시스템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합해 AI 모델 적용 범위를 확장한 플랫폼으로,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에 작용하는 유효 약물 탐색, 선도물질 최적화를 통한 신약후보 발굴 등 기능을 보유했다.

대웅제약은 주요 화합물 8억종 분자 모델을 전처리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 과정을 돕고, 후보물질 최적화 단계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AI 신약 R&D 시스템 데이지(DAISY)를 구축했다. 회사는 데이지 안에서도 신약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AIVSI(AI based Virtual Screening)를 활용해 표적 단백질에 작용하는 활성 물질을 찾을 수 있으며, 3D 모델링으로 동일한 화학적 특성을 보인 새로운 활성물질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제약산업 발전에 필수 요소로 꼽히는 규제 마련도 발을 맞추고 있다. 2024년 식약처는 AI를 활용한 의약품 개발 및 제품화를 지원하기 위해, 규제과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약품 개발 시 인공지능 활용 안내서와 인공지능 활용 의약품 개발 사례집을 2024년 상·하반기에 각각 발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러 제약사들이 AI 기술을 품기위한 M&A가 지속됐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헬스케어 AI M&A 거래가치는 6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2024년에는 거래건수에 있어 역대 최대치(87건)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약개발 영역에서 한계로 지목되고있는 부분 역시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 AI의 한계로 지목되는 부분은 설계한 단백질이 다른 물질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신체에서 어떤 효과를 내는지에 대한 예측은 어렵다 것인데, 이 역시 인체 데이터 셋을 활용해 목적에 맞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반도체기업이며 그래픽카드 제조사로 알려진 엔비디아(NVIDIA)는 인체 데이터 셋을 활용한 신약 개발용 AI 파운데이션 모델인 바이오니모(BioNEMO)를 공개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광범위한 사용 사례에 적용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데이터에 대해 훈련된 기계 학습 또는 딥 러닝 모델로, 제약기업들은 자체 데이터로 후보물질을 미세조정해 목적에 맞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AI를 통한 신약개발 필요성과 함께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이터 총량을 늘리기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노바티스, 엔비디아, 오킨 등이 참여한 AI 협력사례 EU-멜로디를 벤치마킹한 K-멜로디 김화종 사업단장은 AI 기반 신약개발 협력모델인 신약 혁신 이니셔티브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신약개발에서 AI 활용에 대한 글로벌 시장은 2024년 18억6000만 달러를 시작으로 2029년 68억9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출처: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