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약사의 전문화되고 고도화된 역할에 대한 약사사회의 고민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역 약국에서 처방전 감사를 통해 처방전을 수정하는 사례가 소개됐다. 

서울 강남분회 학술위원회(정정숙 학술담당 부회장, 황유남 학술위원장 윤지영 학술위원, 권지현 학술위원, 고윤선 학술위원/이하 학술위)는 9월 1일부터 한 달간 열리는 '강남·서초·송파 합동연수교육)에 '처방전 감사를 통한 처방 수정 사례'를  발표했다. 

학술위가 발표한 이전 사례는 약국과 약사 역할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다. 약국이 단순히 약을 팔고 조제를 하는 곳이 아닌, 그 이상의 무엇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병원 원내 약국이 아닌 지역 약국에서도 의사의 처방전에 약을 분포하는 것 이상의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 처방전에 환자에게 적절한 약물이 처방되었는지, 용법용량은 정확한지, 복용 기간은 적절한지, 기존 복용 약과의 상호작용 등을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병원에 중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처방된 약의 복용 목적, 복용방법, 부작용 및 주의사항 등도 정확히 설명해 복용 순응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과정을 위해 불가피하게 처방 수정이 이루어질 수 있고 나아가 바른 투약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에 학술위는 "두 약국에서의 처방전 오류를 검토 조사해 소개하며 많은 약국에서 이 같은 사례를 모아 약국 약사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알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약국의 처방전 감사 사례
학술위가 소개한 이번 처방전 감사 사레는 서울 강남구 소재 상급종합병원 문전 약국 2곳(이하 A 약국, B 약국)에서 2021년 6월 1개월간 받은 상급종합병원 2곳(이하 A 병원, B 병원)의 처방 분석한 것이다. 

처방전 감사로 수정한 내역을 처방의약품 오류 수정(약물 중복 및 누락, 처방약물 수정), 용법 및 용량·처방일수 오류 수정, DUR 검토로 인한 수정, 환자 요구로 인한 약사의 처방 약물 조정 및 중재 등으로 분류 카테고리를 정리했다. 

A병원의 처장 수정 내역을 살펴보면 6월 한 달간 총 114건의 수정이 발생했다. A약국에서 조사기간 동안 받은 A병원 처방전은 1만66건으로 이중 처방 수정한 건은 114건으로 1.13%이었다.  
가장 빈도가 높은 수정 건은 용법·용량 및 처방일수 조정 건이 46건으로 전체 수정 건수의 40%를 차지했다. 

B 약국에서 조사기간 동안 받은 B병원 처방전은 2960건으로 이중 처방 수정한 건은 60건으로 2.03% 이었다. 가장 빈도가 높은 수정 건은 환자요구로 인한 조정 건이 33건으로 전체 수정 건수의 55%를 차지했다. 

부작용 보고된 환자에게 같은 약 처방도
분류 카테고리별로 살펴보면, 전체 처방의약품 수정 건은 A약국은 37건(33%), B 약국은 10건(17%) 이었으며,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난 것은 처방전 내에 동일 의약품의 중복이나 대사성 질환 약물 처방 중 복합제 성분 중복이었다. 

B약국에서는 동일 성분의 다른 제약회사 약품 중복 건도 1건 있었다. 약물 누락 건은 이전 처방전에 복용 중이었던 약물이 누락되어 처방된 사례이다.

처방 약물 수정은 시럽제가 있음에도 소아 용량이 없는 약물이 처방된 경우 시럽제로 수정하거나, 성인에게 처방된 가루약을 캡슐제로 수정한 건이 있었고, 고용량 정제 0.75 분할 처방을 저용량 캡슐제 2가지로 용량을 맞추어 제형 변경한 사례도 1건 있었다. 

특히 이미 약물 부작용이 보고된 환자에게 동일하게 이전과 같은 약물이 처방되어 수정한 건도 1건 있었다. 

용법·용량 수정부터 환자 요구 변경까지
전체 용법용량, 처방일수 수정 건은 A약국은 46건(40%), B약국은 8건(13%) 으로 용법용량 수정은 1회 또는 2회 투여 약물을 3회로 처방하거나 1일 3회 투여 약물은 1회만 처방하여 수정한 사례가 대부분으로 나타났다.

처방일수 수정은 일정 기간 이상 장기 투여해야 하는 약물을 1일만 처방하거나 다른 약물보다 현저히 작게 처방하여 수정한 경우로 A 약국에서는16건이나 되었다.

반대로 수면제 및 비만약을 1회 최대 처방일수보다 많게 처방해 처방일수를 수정한 건이 4건이었다.

DUR 검토로 인한 수정은 A약국은 14건(12%), B약국은 3건(5%) 이었다. DUR 검토로 인한 수정은 다른 처방전 약물과 병용 금기 및 동일 효능군 중복으로 인한 수정이 대부분이었다

환자 요구로 인한 처방 약물 조정 및 중재는 A약국은 12건(11%), B약국은 33건(55%)로 B 약국의 수정 빈도 중 가장 높았다.

처방전 오류는 없었으나 장기 처방일 경우 이전에 처방받은 약물이 많이 남은 경우 처방 일수를 줄여달라는 요청이 대부분이며 위장운동촉진제 등 환자의 요구로 약물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사용하던 흡입제 중 다른 약물로 처방 변경을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처방약 오류 및 용법·일수 오류 다수
한 달간의 사례만으로도 두 약국에서 상당수의 처방의약품 오류를 발견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A병원의 처방 오류 사례는 처방 의약품 오류와 용법·용량 및 처방일수 수정이 전체 73%를 차지했으나, B 병원은 30%였다.  이는 병원별 약물 처방 오류 방지 시스템 또는 처방 오류 분석 AI 이용의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분석했다. 

약물 중복 처방 사례는 동일약품 동일함량 중복이 대다수이나 복합제 중 성분 중복인 경우나 동일성분 다른 제약회사 약품 중복도 있었다. 

이는 동일 의약품 용법·용량 수정 시 전 처방 기록이 삭제되지 않고 중복되어 처방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문민정 강남분회장은 "약국 약사의 역할에 대해 한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처방 조제 업무에서 지역 약국의 약사의 역할은 생각보다 전문적이고 그 역할이 크다"며 "앞으로 많은 약국에서 처방약 감사 사례를 데이터화해 다른 약사들과 공유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 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