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치료제 카드수수료 부담 이례적

오는 5월부터 코로나치료제 본인부담금이 도입되는 가운데 이 제도에 숨겨진 뜻밖의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바로 카드수수료를 보건당국이 부담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고작 건당 1000원에 불과한 금액을 지급해줄 뿐이라고 등한시하기도 한다. 약국 전체로 봐도 총 금액 자체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금액의 규모를 떠나 지금껏 단 한번도 약값의 카드수수료를 정부가 부담한 적이 없었다는 점, 심지어 앞서 코로나 당시 공적마스크 조차 면세가 불발됐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파격적인 선례가 마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약국 카드수수료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코로나 위가단계 하향에 맞춰 다음달 1일 조제분부터 코로나19 치료제 약값에 대해서 본인부담금 5만원을 부과키로 했다.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에 대한 약값 무상지원이 중단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약국에서는 환자에게 직접 본인부담금 5만원을 징수하면 된다. 그러면 건보공단이 담당기관에 지급할 요양급여비용에서 본인부담금을 공제(상계) 후 약국에 지급된다.

단 본인부담금을 카드로 결제할 경우 수수료를 고려해 2%(1천원)는 미공제한다. 예를 들어 5만원 본부금 징수 후 4만9천원 공제하는 방식이다.

즉 정부가 약국의 카드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이다.

이는 고가약 카드수수료로 인한 약국의 부담을 유사한 방식으로 해결해 나갈 작은 실마리가 생기는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가 전문약에 대한 카드수수료 논란은 의약분업 이후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됐지만 해결책이 마련되지 못했다.

더구나 급여등재되는 고가약이 많아지면서 약국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감에서도 지속적으로 등장했다. 지난 2020년 국감에서 배진교 의원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약국은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처방에 따라 조제한 의약품의 별도 마진을 포함해서 판매할 수 없게 되어 있으며 조제료에 대한 보험수가만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고가 전문의약품의 경우 조제 수가는 1만원 정도에 불구하지만 카드 수수료만 24만원 정도 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항암제 등 고가의약품의 경우 이처럼 역마진이 발생하다 보니 일반 약국에서는 판매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복지부와 금융위가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라는 주문까지 나왔지만 금융위원회는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다. 결국은 수수료 부담을 카드사가 맡을 거냐 아니면 조제 수가를 높여줘 약국에 부담을 더느냐 그런 취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고 답한 것이 전부였다.

이후 카드수수료는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꾸준히 낮아져 현재 약국 전체 평균 1.73%까지 떨어지기는 했지만, 전문의약품에 대한 카드수수료 부담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치료제에 대한 본인부담금 카드 결제시 수수료를 정부가 부담키로 한 만큼 앞으로 유사한 방식으로 약값의 카드수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실제 약사회는 이번 코로나 치료제 카드수수료 문제 해결을 위해 건보공단과 질병청 등과 꾸준히 협의를 통해 성과를 올렸다.

약국 실질 매출 발생분이 0원이기 때문에 카드수수료까지 부담할 수 없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코로나 치료제는 정부 무상지원되는 의약품인 만큼 약값 전체에 직접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카드수수료 정부 부담이라는 선례가 마련된 만큼 약국에 부담이 큰 고가약을 기준으로 협의를 진행해 볼 여지는 생겼다고 본다. 여러 전략을 마련해 카드수수료 문제 해결을 위한 작업을 계속해서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 치료제 담당약국은 다음달 1일부터 환자 본인부담금 부과와 관련해 3가지를 유념해야 한다.

우선 반드시 당일 사용한 코로나19 치료제 사용량을 당일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 내 재고관리시스템에 입력해야 한다.

특히 무상지원자의 경우 재고관리시스템 비고란에 ‘무상’으로 기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 4월 30일 기준으로 보유 중인 치료제 재고물량을 확인해야만 한다.

[출처 : 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