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의날·의약품점자표기 의무화·조건부허가·의약품 불법구매자 처벌 등 의결

 

 

계속 미뤄지던 약사법이 드디어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됐다. 

약사사회가 기대를 모았던 ‘약의날’ 기념일 지정, CSO 경제적이익 제공 금지 등 다수의 법안이 의결됐지만 대체조제 활성화 법안이 계속심사에 그치며 다음 회기로 미뤄지는 다소 아쉬운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계속심사로 의결되지 못한 일부 법안들을 제외하고는 복지위 전체회의를 거쳐 법사위, 본회의까지 절차가 남아있지만 소위를 통과한 만큼 큰 고비는 넘었다는 평가다.

21대 국회에서 처음 논의된 약사법 개정안의 논의 과정과 결과를 정리했다.

21대 국회에서 약사법은 리베이트 근절, 메디톡신·인보사 등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경우 처벌하고 제재를 강화하는 등 건강한 제약산업 환경 조성과 대체조제 DUR통보, 제네릭 난립을 막기 위한 공동생동 1+3 제한 등 의약품 재고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졌다.

복지위 법안심사소위 상정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감염병예방법 등 관련 법안과 수술실 CCTV설치 및 의사처벌 규정을 개정하고자 한 의료법 논의에 밀려 한번도 논의되지 못했다.

이번 국회에서는 위수탁사의 의약품 임의제조 문제가 불거지며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과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이 발의한 공동생동 품목제한 법안이 그 해법으로 주목받았다. 

따라서 한번도 논의되지 못했던 상황과 주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시급성이 인정되며 약사법이 우선심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는 분석이다.

28일 법안심사 1소위에서 논의된 약사법은 19건으로 △‘약의 날’ 법정기념일 지정 △의약품·의약외품의 용기·포장 등에 점자 등 표시 의무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구성 확대 △의약품 불법구매자 처벌 등 △공동생동 1+3 품목허가 제한 △원료의약품의 해외제조소 등록 대상 명화화 △‘부정한 법앙으로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경우’ 행정처분·벌칙 사유 명시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 또는 국가출하승인받은 경우 제재 강화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설립 근거 마련 △3상 조건부 허가 △우선심사 대상 지정 근거 마련 △의약품 심사결과 공개 △중앙임상시험심사위원회 설치 근거 마련 △폐의약품 처리방법 안내 의무화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한 DUR활용 및 용어 변경 △CSO의 경제적 이익 제공 금지 등이 병합심사 등이 논의됐다.

대체조제 활성화 좌절...의사출신 의원에 막혔다
아직도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한 걸까. 

의약분업 이후 고질적인 병폐로 지목됐던 대체조제 문제를 활성화 하고자 발의된 법안이 의사출신 의원의 반대에 끝내 의결이 불발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발의한 대체조제 활성화 법안의 골자는 두 가지다. 

대체조제를 DUR로 할 수 있도록 해 처방의사에게 통보 방법을 하나 더 늘리는 것과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체조제 명칭을 ‘동일성분조제’로 변경하자는 것.

서영석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약사 6000여명의 설문조사를 통해 대체조제 활성화 방안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특히 대체조제가 어려운 이유로 사후통보가 불편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DUR이 해법이 될 수 있음을 주장했다.

약사사회는 이 같은 노력에 법안 통과에 기대를 모았지만 소위에서는 격론이 이어졌다.

소위에 참석한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같은 당이지만 의사출신인 신현영 의원이 적극 반대입장을 표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마무리 안건으로 상정됐던 안건은 서영석 의원의 강력한 요구로 오후에도 심사를 이어갔으나 소위가 재개된 이후에도 이 같은 갑론을박은 계속됐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안건 심의로만 1시간 이상 논의가 지속되며 결국 ‘계속심사’로 복지부가 약사회와 의협의 합의안을 가져오와 다음회기에서 논의하기로 결정됐다.

소위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당도 없는, 직역만이 존재하는 현장이었다”며 격론의 현장을 전했다.

이 같은 결과에 법안을 발의한 서영석 의원실은 허탈한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같은 당 의원의 반대로 의결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다소 힘이 빠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끝까지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신현영 의원실에 소위에서 어떤 내용을 주장했는지 물었지만 의협의 반대입장과는 차이가 있으며 무조건적인 반대를 한 것은 아니라며 차후 회의록을 통해 확인하면 자세한 입장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약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 ‘의약품’ 위상 높였다
‘약의 날’ 국가기념일 추진은 2019년 상임이사회에서의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의 발언으로 구체화 됐다.

당시 김대업 회장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의약품유통협회 등 약의 날 주최 단체들 사이에서 약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추진하자는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기념일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우리나라 3대 미래 먹거리로 부각된 상태로 제약 시장의 위상 강화에 따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

이후 21대 국회가 출범하며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의 약사법 발의에 이른다.

‘약의 날’은 약사법 제정을 기념해 1957년 11월 18일 첫 행사를 실시 후 1973년 ‘보건의 날’로 통합됐다가 의약분업 이후 2003년 다시 기념 행사를 진행한 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인재근 의원은 이를 반영해 매년 11월 18일을 ‘약의날’로 정하고 국가·지자체에서 행사 등 관련 사업을 실시하거나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해당 내용은 의협의 반대 의견이 있었으나 소위에서 큰 이견은 없었던 상황이다.

약사회는 국회를 통과할 경우 전국적인 행사를 통해 의약품의 소중함과 위험성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공동생동 1+3 제한, 제네릭이어 개량신약도 포함 
공동생동 1+3 품목제한 안은 시작부터 극적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발의한 해당 약사법은 제약산업을 강화하고 리베이트를 척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한편 난립하는 제네릭으로 인한 약국의 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의된 측면이 컸다.

하지만 바이넥스·비보존제약·종근당 등 위수탁사의 임의제조 사태가 연이어 확인되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공동생동 품목제한이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이번 소위에서는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이 발의한 공동생동 품목제한에 개량신약을 포함하는 안도 함께 심사됐다. 

식약처는 앞서 서정숙 의원이 발의한 개량신약의 품목제한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으나 입장을 바꿔 품목제한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식약처가 개량신약 부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개량신약의 경우 상당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공동생동 품목허가에 포함시킬 경우 중소제약사들의 기회 박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한국제약협동조합 등 일각의 주장 때문이다.

하지만 식약처가 이 같이 입장을 바꾼 것은 의약품 허가과정을 까다롭게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강립 식약처장은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가능하다면 제품의 난립이 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개선하는 노력에 대해 처도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소위 논의과정에서 약사법 개정안에 대해 진지하게 적극적으로 토론에 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결국 식약처는 소위에서 제네릭에 이어 개량신약에 대해서도 공동생동 1+3 제한 안에 동의했다. 다만 전문의약품으로 한정하고 첨단바이오의약품, 백신 등 생물학적 제제, 그 밖에 식약처장이 지정하는 의약품은 제외하는 조항을 삽입하는 안을 제안해 소위에서는 이 같은 점을 반영해 의결됐다.

CSO도 경제적 이익 제공금지 법률로 명시
CSO의 경제적 이익 제공금지안도 불법적인 리베이트 창구로 이용되던 CSO를 제재하기 위한 법안으로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고영인, 서영석 의원이 발의했다.

해당안은 현재 의약품공급자에게 적용되는 경제적 이익등 제공금지 의무와 경제적 이익 등 제공내역에 관한 지출보고서 작성의무를 ‘의약품의 판매촉진 업무를 위탁받은 자’에게도 부과하는 내용으로 CSO를 통해 우회적으로 제공되는 리베이트 제공 등을 막기 위해 발의됐다.

소위에서는 ‘위탁받은 자’의 범위를 법인의 대표자나 이사, 그 밖에 이에 종사하는 자를 포함하고, 법인이 아닌 경우 그 종사자를 포함시켜 리베이트 우회제공을 차단했다.

또한 지출보고서 공개에 관해서는 영업상 비밀이 침해되지 않도록 공개 대상 기준을 마련하는 등 하위법령을 위임했다.

지출보고서 실태조사 반영, 시기·절차 등은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하도록 했다.

아울러 지출보고서 공개 및 시태조사 업무 위탁 규정을 신설하고 공무원 고발의무를 삭제했다.

지출보고서 공개 유예기간은 공포 2년 후 시행될 예정이다.

부정한 방법 국가출하승인 막는다...행정처분·벌칙 등 제재 강화  
메디톡신, 인보사 등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경우 처벌하고 제재 강화하는 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과 강병원 의원이 발의한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경우’를 행정처분·벌칙 사유로 명시하는 안과 관련해서는 신설되는 행정처분과 형벌의 적용례를 부칙에 보완하고 위법행위 내용상 행정처분·형벌 모두 도입하는 것으로 수정의결했다.

또한 입법불비에 대한 보완조치인 만큼 시행일을 과도하게 늦출 필요 없다는 강병원 의원안을 채택해 공포 후 6개월 시행되도록 했다.

아울러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발의해 병합심사한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 또는 국가출하승인 받은 경우 제재 강화’안과 관련해서는 허가취소된 동일 품목은 취소 후 5년간 허가할 수 없는 내용을 3년으로 하는 수정안이 의결됐다.

과징금과 관련해서는 현행 부과규정에서 ‘53조 국가출하승인 규정을 위반한 경우’를 추가하고 해당 품목의 생산 수입액, 판매금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책정하는 안이 의결됐다.

의약품 점자표기 의무화·불법의약품 구매자 처벌 등 합의
폐의약품 처리법 안내는 계속심사 결정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발의한 의약품·의약외품 용기·포장 등에 점자 등 표시 의무화 법안은 수입업자가 의약품등의 용기, 포장 및 첨부문서에 기재하는 사항을 점자 또는 음성변환용코드 등으로 표시하도록 의무화 하는 법안으로 위반시 1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안이다.
·
해당 법안은 안전상비의약품은 필수로 하고 그 외 의약품, 의약외품은 식약처장이 정하도록 위임하는 수정의견이 받아들여졌다.

이는 업계수용성 및 준비기간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또한 첨부문서에는 점자 표시가 곤란한 만큼 용기·표장과 첨부문서에 표시해야 하는 방법을 구분해 명시하고 기재해야 할 사항도 ‘제품명 등 총리령으로 정하는 사항’으로 위임해 탄력성을 부여했다.

다만 재정 지원 규정은 보조금의 성격에 맞지 않아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시행일은 준비기간을 고려해 공포 후 3년이다.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발의해 병합심사 된 의약품 불법구매자 처벌 등에 대해서는 전문의약품에 대해서만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일반인이 판매자의 자격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의약품의 경우 의사의 처방전에 따라서만 조제·판매가 되는 만큼 일반의약품에 비해 구매자가 위법성을 인식하거나 불법에 가담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는 것.

소위는 형벌보다 과태료 100만원 이하를 도입하고 공포 후 1년을 설정해 계도할 수 있도록 하고 스테로이드·에페드린 외 전문의약품의 경우 대통령령이 아닌 총리령으로 위임할 수 있도록 하는 수정의견을 받아들였다.

약사가 복약지도 할 때 폐의약품 처리방법을 안내하도록 의무화 하고 위반시 1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려 한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안은 의결되지 못하고 계속심사로 결정됐다.

 

[출처 : 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