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을 통한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어느 정도 될 것인가.

공급업체가 사전 수요조사 차원에서 자가진단키트 취급 여부를 파악하는 작업을 시작하면서 약국도 분주해졌다. 자가진단키트를 찾는 사람이 어느 정도 될지 판단이 필요하고, 들여 놓는다면 공급량을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일단 약국에 자가진단키트가 공급되는 시기는 내달초로 예상된다. 5월 3일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게 현재 공급업체 등을 통해 알려진 내용이다.

지난 23일 식약처가 조건부로 허가한 자가진단키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 등 2개 제품. 27일 유통업체를 통해 약국에 전달된 제품 사양은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은 2세트 포장이고, 휴마시스 제품은 1세트 포장이다.

포장단위도 다르고 구체적인 판매가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미 방송매체 등을 통해 대략적인 추정 가격은 알려진 상황이다. 알려진 1세트 판매가격은 1만원 중반 수준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의 버스정류장 인근 A약국 약사는 "찾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우선 일부라도 들여놓을 생각"이라며 "일반적인 경우 자가진단키트를 구입해 검사하겠다는 경우는 드물 것이고, 찾는 사람은 선별진료소에 갈 수 없거나 특수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가격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알려진 가격대를 보면 좀 높게 설정되는 느낌"이라며 "수요가 얼마가 될지는 판매가격이 결정되고 일반에 알려져야 판단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판매가격이 아직은 유동적이고 수요 예측이 힘든 만큼 상당수 약국도 망설이는 모습이다. 선별진료소를 통한 검사가 무료인 상황과, 자가진단키트가 인터넷에서도 판매가 가능하다는 부분은 약국이 취급을 더욱 신중하게 생각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B약국 약사는 "흔히 약국에서 취급하는 임신테스트기 처럼 쉽게 취급할 수 있는 제품은 아닌만큼 고민을 해봐야 할 부분"이라며 "우선 약국 상황에 따라 수요가 얼마나 될지 예측하는 것이 먼저"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미 대략적인 공급가와 판매가가 방송매체 보도 등을 통해 밖으로 알려졌다. 가격저항이 있을 수도 있는 만큼 판매가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정되는지가 중요해졌다"며 "비교가 가능한 인터넷 판매가격 역시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수요 예측을 하기 힘든 약국의 고민은 당장 수요를 파악하고 있는 유통업체도 느끼는 부분이다. 취급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반품' 부분이라는 것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일단 취급하겠다는 약국이 많지만 반품과 관련된 질문을 가장 먼저 물어 온다"며 "이제 막 수요 파악이 시작된 시점이라 전반적인 수요나 규모는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가진단키트 취급이 비슷한 증상이 있는 환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며 "약국에서 여러 여건을 생각하며 주문여부와 주문량을 고민중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3일 식약처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스탠다드 Q COVID-19 Ag Home Test'와 휴마시스의 '휴마시스 코비드-19 홈테스트' 2개 제품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승인했다. 가검사에 대한 추가 임상적 성능시험 자료를 3개월 내에 제출하는 조건이다.

[출처 : 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