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학대 예방 초점 맞춘 '행복한 가정, 건강한 사회 112' 캠페인 시작

 

 

지역사회 안전망으로서 약국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대한약사회와 동아ST가 손을 잡았다.
지난 3월 '행복한 가정, 건강한 사회 112 캠페인' 협약을 체결한 대한약사회와 동아ST는 약국 방문자를 대상으로 가정폭력을 예방하는데 초점을 맞춘 활동을 진행하게 된다.
학대와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약국와 약사가 기여하고, 행복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역할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인아_미안해'라는 챌린지로 이어진 '정인이 사건'은 가정폭력 문제를 수면위로 끌어올렸다. 태어난지 16개월밖에 안된 아이에 대한 폭력 문제는 추모 분위기로 연결됐고, 사회에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촉구로 이어졌다.

아동이나 노인 학대를 포함한 가정폭력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한해동안 아동학대로 판단되는 피해건수는 처음으로 3만건을 넘어섰다. 10년전인 2009년 5600여건 수준이던 아동학대건수는 2014년 1만건을 넘었고, 5년 사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노인학대 역시 아동학대와 비슷한 비율로 증가하는 추세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4년 3532건이던 노인학대 신고건수는 2019년 5243건으로 급증했다.

경찰청에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더 많다. 2020년 가정폭력은 모두 22만 2046건이 경찰청으로 신고됐다. 드러난 신고건수가 이 정도라면 신고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수치까지 고려하면 훨씬 더많은 피해 사례가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피해사례 신고가 늘어난 부분도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폭력에 대해 당사자가 숨기거나 모른척 지나가는 일이 상당수 존재한다. 피해자 스스로 가정안의 문제라 생각하고 외부에 알리지 않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 사례가 반복되고 빈번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다.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부모로부터 자녀로 전이되는 이른바 '대물림'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 '집안일' 아닌 사회문제

가정폭력은 사회를 병들게 하는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때문에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범죄이고, 사회문제라는 인식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집안일'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과 하나의 가정, 한발 나아가 사회를 병들게 하는 문제라는 인식을 다시 새길 필요가 있다. 폭력 문제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문제에 대해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더불어 주민과 밀접한 건강지킴이 역할을 담당하며 지역사회 안전망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는 약국도 가정폭력과 같은 문제에 더많은 관심을 갖고 징후 발견 등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지역 곳곳에 위치한 2만 3000곳의 약국은 그동안 취약계층을 위한 의약품 안전사용교육을 비롯해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생명존중 자살예방 활동에 적극 참여해 왔다.

특히 이같은 약국의 이점을 기반으로 이미 경찰청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보호에 초점을 맞춘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동안전지킴이 약국과 가정폭력과 아동·노인 학대 예방을 위한 활동은 지역 친화적 장점을 가진 약국으로서 어쩌면 어렵지 않은 부분이 될 수도 있다.

학대의 경우 병원을 찾기 보다는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한 의약품으로 치료하려는 성향도 있기 때문에 약국과 약사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다. 협약을 통해 '아동안전 지킴이 집' 등의 활동에 약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위험에 처한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아동안전 지킴이로서 역할을 수행하면서 약국을 찾는 방문자 가운데 학대나 폭력 등이 의심되는 경우 신고하는 역할도 담당할 수 있는 근거인 셈이다. 

아동학대처벌법 등에 따르면 학대와 관련한 범죄를 알게 된 경우 누구나 신고할 수 있다. 의심이 되는 경우도 포함된다. 신고한 사람의 인적사항은 노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 지역 가까운 약국 장점 활용

학대와 폭력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변에 관심을 갖는 것이 첫번째다. 특히 약국의 경우 지역 주민의 방문이 많고, 상처치료제 등을 찾는 수요가 많은 곳인만큼 의심사례 등을 확인할 여지가 적지않은 장소 가운데 하나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대한약사회와 동아ST의 '행복한 가정, 건강한 사회 112' 캠페인은 전국 8만명의 약사와 2만 3000곳의 약국이 사회안전망으로서 역할을 제고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평소 고객 상담을 통해 축적된 상담 능력을 갖춘 전문가로서 약사는 섣불리 꺼내기 힘든 가정문제와 관련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개인 문제나 가정 문제에 대한 얘기를 쉽게 할 수 있고, 효과적으로 들을 수 있다는 약국의 장점은 더욱 부각된다. 여기에 중앙회를 중심으로 지역 단위까지 뻗어있는 약사회 조직은 이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전국 약국과 약사회는 가정폭력 등을 예방하고 피해자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예정이다. 택시에 설치된 스마트패드는 물론 약국에 설치된 미디어보드 등을 활용해 폭력 예방 관련 공익 광고를 노출하게 된다. 약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약봉투에도 같은 내용을 반영해 약국 방문객을 대상으로 배포에 나설 예정이다.

학대와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행복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약국과 약사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의심사례가 확인될 경우 112 등으로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고가 예방의 시작인 셈이다. 약국과 약사가 예방 활동에 더욱 집중하게 될 이번 '행복한 가정, 건강한 사회 112' 캠페인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기초를 다지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 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