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등 mRNA백신의 추가 도입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접종계획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가 다양한 방법을 고민중인 상황이다.

노바백스 백신과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의 도입을 검토하는 등 추가물량 확보는 물론 교차접종 등을 모색하며 전세계적인 수급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1일 정부는 일부 접종자에서 이상혈전증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아스트라제네카백신의 20대 접종을 제한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연령별 이득과 위험을 분석한 결과 20대에서 접종이득이 크지 않다는 판단인데 문제는 사회적인 움직임이 잦을 수밖에 없는 2030세대들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높아지면서 4차 확산의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12일부터 접종이 시작되는 특수교육, 장애아보육 및 요양시설·병원 등 감염취약시설 종사들 중에도 20대가 다수 포함된다.

여기에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접종제한이 시행되면서 해외 각 국에서도 추가적인 백신을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전세계적으로 백신품귀현상이 발생되면서 국내 백신 수급에도 비상이 걸린 셈.

실제로 EU는 AZ백신의 접종제한과 확진자 증가가 증가하면서 제약사들이 유럽내에서 생산한 백신을 역외로 수출할 때 회원국 승인을 받도록 했다. 특히 유럽 외 수출에 앞서 먼저 유럽에 일정량을 공급했는지 여부를 보고하도록 했다. 

사실상 규제조치로 수출규정이 까다로워지면서 국내에서는 수입일정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때문에 국내에서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백신품귀현상이 발생하자 수출규정이 까다로워지고 일부 국가에서는 2차접종분의 백신을 미리 당겨쓰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2회분을 접종하는 백신은 재 투여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그 기한을 지켜야 유효성을 기대할 수 있다"며 "2차 접종분을 당겨 쓰는 것은 수급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급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성동구지역접종센터

정부 '새로운 백신 어디없나?' 교차접종도 고민

이에 따라 현재 정부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새로운 백신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주시하고 있는 품목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하고 있는 노바백스 백신과 한국코러스제약에서 생산하고 있는 스푸트니크V 백신이다.

지난 12일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생산이 시작되면서 안정적인 백신수급기반이 마련됐다고 발언했다. 6월부터 완제품이 출시되고 3분기까지 약 2000만회분의 노바백스 백신이 국민들을 위해 공급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정부가 2월 초 접종계획을 발표할 당시 2분기내에 4000만회분을 계약했다고 언급한 바 있는 품목이다. 하지만 국내 생산되는 물량의 원자재 수입과정에서 백신수급 문제와 확진자증가세가 겹치면서 미국내 수출규제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생산일정에 차질이 발생한 바 있다. 

다만 미국 FDA와 국내 식약처에서 품목허가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허가속도에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정부는 러시아 백신인 스푸트니크V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8일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스푸트니크V에 대해 "계약을 진행하거나 구체적인 도입추진은 아니"라면서도 "최근 변이 바이러스나 수급문제 등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추가백신도입에 대한 확보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품귀현상이 장기화되면 도입은 시간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백신이 품귀현상이 발생되면서 러시아 백신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아직 국내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이지만 유럽 등에서 먼저 접종이 시작되면 국내에서도 도입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의 백신 시노팜과 시노벡에 대해서는 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 두 백신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추가적인 백신의 도입 외에도 정부에서는 교차접종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현재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모더나 백신의 경우 2회 투여가 권장된다. 하지만 물량수급이 원활해지지 않을 경우 1회접종에는 화이자 백신, 2회접종에는 모더나 백신을 투여하는 방법을 고려중인 상황.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회의적이다. 업체 관계자는 "교차접종의 경우 안전상 큰 문제가 우려되지는 않겠지만 유효성을 기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 "수급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추진한다는 조건이겠지만 그런 상황이라면 대체할 백신도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수급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어떤 돌파전략을 마련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 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