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이 건강기능식품을 되찾을 수 있을까. 정부의 규제샌드박스 시범사업으로 진행 중인 기업 중심 건강기능식품 소분판매에 약국이 반격에 나선다.

대한약사회는 건기식 약국 모델을 위해 소분이 아니 '소포장 생산'이 가능한 건기식 업체와 약국전용 제품을 공급하는 업무협약을 맺을 방침이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18일 이 같은 내용을 제4차 상임이사회에서 의결, 논의가 완료된 건강기능식품 회사 3곳과 곧 업무 협약을 진행한다.  

건강기능식품의 국내 시장 규모는 2010년부터 매년 성장하여 연평균 성장률이 12.6%에 이르고 있으나 건강기능식품의 유통채널 중 약국의 비중은 7% 수준(판매 금액 기준)에 머물러 있어, 약국의 건강기능식품 활성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한약사회는 업체 중심 소분판매가 아닌 '소포장 약국 전용 건기식'으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정부의 규제샌드박스 시범사업은 대기업 및 제조업체 중심으로 설정되어 특정 업체의 제품만 소분·판매해야 한다. 약국은 상담 역할을 하고 상담 수수료를 받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결국 건기식을 약국이 내어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미 온라인과 유통 라인을 통해 건기식을 상당부분 뺏긴 상황이지만, 이대로 약국이 건기식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 약사사회의 의견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소분판매라는 상황을 역이용해 약국 건기식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약국 전용 라인과 상담 툴 등을 제시하며 약국만의 차별성을 내세우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약국의 가장 큰 차별성은 약사의 상담"이라며 "약사들의 상담은 기저 질환에 따른 의약품 상담에서 시작해 건기식으로 이어지므로 건기식 무분별한 복용도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중점을 둔 대한약사회는 기업 중심의 시범사업에서 탈피하고 약국 중심의 건강기능식품 취급 모델을 모색하기 위해 다수의 건강기능식품 업체를 면담하고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협의했다. 

이에 따라 약국 건강기능식품 활성화의 일환으로 1개월 이내 소량 포장 단위의 약국 전용 제품을 생산·공급할 수 있고 약국 상담용 건강기능식품 정보 및 알고리즘을 제공할 수 있는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약국에 소포장 건기식을 공급할 업체의 조건은 우선  △약국 전용 제품 생산·공급 가능 업체여야 한다는 선결 조건이 따른다. 

건강기능식품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통되고 있어 가격 질서 확립이 어려운 상황으로 약국 전용 제품 공급을 통해 가격의 안정화를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소량 포장단위 생산·유통이 가능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건강기능식품은 덕용포장 상품으로서 한 제품당 수개월 섭취해야 하고, 규제샌드박스에 참여하는 업체는 제품을 1회분 단위로 소분 혼합 포장하여 판매하고 있어 의약품과 혼동 우려가 있고 택배 배송에 따른 문제점이 있다. 

별도의 건강기능식품 소분 전용 기기를 갖추고 있어야 하므로 대부분 제조업체가 소분 혼합 판매하는 상황이다.

이에 약사회는 약국이 직접 혼합 포장을 하지 않고 제조업체가 생산한 1개월 단위 소량 포장 제품을 공급하여 약국의 취급 용이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약국에서 사용할 알고리즘 또는 상담TOOL 개발하고 제공도 요건 중 하나이다. 

규제샌드박스 시범사업에서 사용하는 알고리즘은 참여 기업이 개발해 설문 결과에 따라 자사의 제품을 추천하는 형태로서 자사 제품 독점 판매가 주된 목적이다. 

이에 기저 질환 환자에게도 다량의 건기식을 권하고 있어 건기식의 오남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약국 모델에서는 건강기능식품 업체가 제공하는 알고리즘과 상담툴은 소비자 상담 시 참고자료로 활용해야 하며, 약사 주도로 환자의 약력이나 기저질환을 적극 활용해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는 방식을 추진 할 방침이다. 

한편, 대한약사회는 지난 2월 17일 제3차  상임이사회에서 건기식 소분 판매에 대한 상임이사들의 의견을 수렴, 대한약사회가 나서 약사 주도의 건기식 약국 모델을 제시한다는 방침을 논의한 바 있다.

[출처 : 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