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마통시스템) 보고내역 불일치 소명으로 약사들의 업무 부담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병·의원의 입력 실수에 대한 책임도 약사가 떠안아야 하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경기지역의 한 약국에 마약류통합정보관리센터(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관계자로부터 '취급내역불일치'가 있으니 확인해 달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센터 관계자는 A약사와의 통화에서 "2년 전 보고한 처방전에 의사면허번호 중 숫자 한 개가 틀렸으니 병원에 확인 후 변경 처방전을 받아 다시 제출해야 한다. 유예기간 내 처방전이니 행정처분은 없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보건소로부터 마통시스템 보고내역 불일치에 대한 소명 요구에 스트레스가 심했던 A약사는 "병원에서 잘 못 적어 보낸 것인데 처방전에 의사면허가 다른지 약사가 어떻게 확인하느냐. 나중에 이런 상황이 또 발생하면 약사가 책임져야 하냐"며 행정처분이라는 단어에 불편함을 표출했다. 

이에 관계자가 "행정처분이라는 말을 잘못했다"고 사과하며 일단락됐지만, 많은 약국에서는 마통시스템이 약사를 잠재적 범법자로 만들고 있고 '행정처분'이라는 단어는 큰 압박으로 다가온다고 토로한다.
 
특히 약국이 아닌 병·의원의 오류에 대해서도 약사가 책임이나 처벌을 떠안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A약사는 "애초 면허번호 오류를 심평원 청구에서라도 걸러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마약류 실시간 보고가 생기고 계속 행정처분이라는 단어로 약국 약사들을 압박하는데, 우리가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고 마음이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마약류의 보고오류나 보고기한 초과로도 처분이 될 수 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내 43조 행정처분의 기준을 보면, 마약류 취급에 관한 내용 중 일부 항목을 보고하지 않거나 변경보고 하지 않은 경우 1차 업무정지 7일, 2차 업무정지 15일이며 마약류 취급에 관한 내용을 보고기한 내에 보고하지 않거나 변경보고하지 않은 경우 1차 업무정지 3일, 2차 업무정지 7일이다.
 
병원의 의사면허번호 기입 실수의 경우도 보고오류 항목에 해당된다. 하지만 면허번호의 경우 약국에서는 처방전 표기 내용 그대로 입력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처분은 피할 수 있다.

마약류통합정보관리센터 관계자는 "환자식별번호의 경우 병원에서 발행한 처방전이 오류가 발생했을 때 약국에서도 확인해야 한다는 지침은 있다. 의사면허번호의 오류의 경우 약국은 처방전 그대로 입력할 수밖에 없다고 보여지긴 하지만 행정기관에 소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출처 : 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