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의 잇따른 의약품 회수조치가 약사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17일 지역 약국에 따르면 제약사의 관리 부실로 인한 의약품 회수조치가 반복되면서 약국가의 피로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한국화이자제약의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 ‘리리카캡슐 25mg(제조번호 DK4885)’에서 30캡슐 병에서 타용량 제품이 혼입돼 보건당국이 회수조치에 나서면서 약국가가 발칵 뒤집혔다. 

화이자제약 측은 자진 회수를 통해 원활한 반품을 진행한다는 방침의 공문을 거래업체에 보내 대비에 나서고 있지만, 약국가의 반응은 냉담하다. 

리리카는 지난해 처방실적이 600억이 넘을 정도로 약국가에서 자주 사용되는 제품이기 때문. 물론 회수조치 되는 25mg의 경우 50mg, 75mg보다 사용 빈도가 낮지만 약국가에서는 반품 처리에 대한 불편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서울의 A약사는 약국의 400개에 가까운 재고를 모두 반품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A약사는 “인근에 신경과가 있어서 리리카는 약국에서 자주 쓰는 제품이다 보니 회수조치에 당황했다. 현재 약국에 있는 재고 약 400개 모두 회수대상”이라며 “제약사의 회수조치가 약국가의 피로감을 높인다”라고 토로했다. 

대구의 B약사는 “다행히 25mg은 약국에서 많이 쓰는 제품은 아니고 제조번호가 특정 제조번호라서 다른 제조번호로 구비하면 약이 모자랄 일도 없을 것 같지만 반품 등의 불편한 절차로 약국은 업무량이 증가한다”라고 말했다.

다국적제약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안전관리과는 진양제약 ‘씨록신정250mg(시프로플록사신염산염수화몰)’과 라이트팜택의 ‘디프맥스캡슐20mg(플루옥세틴염산염)’에 대한 회수사항을 안내했다. 허가사항과 다르게 의약품을 조제 한 탓이다. 

씨록신정250mg은 30캡슐·300캡슐의 병포장 제조번호 18011, 19011, 20011이 회수대상이며, 디프맥스캡슐20mg의 회수대상은 30캡슐·500캡슐의 병포장으로 제조번호는 19001, 20001, 20002이다.

경보제약의 은행엽건조엑스 징큐라민도 사용기간이 만료된 부원료를 사용해 회수절차를 밟는다. 해당 제조번호는 TC003, TC004로 유효기간은 오는 2023년 12월 3일까지다.

식약청은 “약사법 제39조 및 제71조에 의해 해당 제품을 회수하고 있다. 회수대상 의약품을 취급하고 있거나 보유하고 있는 약국 개설자, 의약품판매업자, 의료기관개설자 등은 의약품 사용 또는 유통, 판매를 중지해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제약사의 잇따른 의약품 회수조치가 이어지면서 약국가의 피로도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이에 제약사의 철저한 관리 감독을 요구했다.

또 다른 서울 C약사는 “제약사의 관리 부실로 인한 의약품 회수조치가 너무 많다”라면서 “회수조치에 따른 불편은 약국과 병원으로 전달되고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되는 꼴”이라며 “약을 만드는 곳에서 오히려 약으로 불편을 주는 모순된 행동은 납득되지 않는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C약사는 “제약사들은 회수조치가 있을 때마다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재발하지 않는 방법을 강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약사공론]